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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목
  • 베트맨 오즈메이커 기사
  • 작성자
  • 나가뒤지십쇼
  • 조회수:1,285  작성일:20-01-28 23:50:01 (1.247.*.*)




  • 스포츠토토 프로토 승부식을 즐기는 신모씨(45)는 베팅을 할 때마다 배당률 딜레마에 빠진다. 지난 17일 열린 바르셀로나와 그라나다의 경기도 그중 하나였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가 전력상 이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배당률이 1.18배밖에 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에 걸면 안전하지만 버는 돈이 양에 차지 않는다. 그라나다에 걸 경우 배당률은 7.7배나 됐지만 혹시나 하고 모험을 하기에는 전력 차가 너무 크다. 신씨는 핸디캡게임을 택했다. 약팀인 그라나다에게 2골 어드밴티지를 주는 게임이었다. 배당률은 그라나다 승이 1.89배, 무승부가 3.9배, 바르셀로나 승이 2.55배였다. 신씨는 바르셀로나 승쪽에 걸기로 했다. 2골 어드밴티지를 준다고 해도 바르셀로나의 폭발적인 득점포가 터지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신씨의 계산이었다. 일반 게임보다 리스크는 커졌지만 대신 배당률은 높아졌다.

    신씨는 이런 식으로 4경기를 조합해 총 3만원을 베팅했다. 4경기를 모두 맞출 경우 배당률은 47.68배(각 경기 배당률을 모두 곱함)였다. 총 배당률은 높지 않았지만 그만큼 안전한 경기들로 조합했다. 나머지 3경기는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배당률을 높이려고 리스크를 감수했던 바르셀로나가 신씨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2-1 승리로 끝났지만 핸디캡 2골 때문에 프로토에선 바르셀로나가 2-3으로 패한 것이다.

    바르셀로나 경기만 맞췄다면 143만원을 벌 수 있었던 신씨는 욕심을 조금 더 부리려다 결국 3만원을 날리고 입맛만 다셔야 했다.

    배당률은 스포츠토토 구매자(베터)들을 대박의 욕망으로 유혹하는 ‘세이렌’이다. 베터들을 홀려 바다에 뛰어들게 하는 세이렌을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오즈메이커’(Odds Maker)다.

    이들은 경기별로 승·무·패에 따라 배당률을 제시한다. 게임 참가자는 베팅 금액에 배당률을 곱해서 당첨금을 가져간다. 배당률 2.7배인 팀에 1000원을 걸어 경기 결과를 맞추면 2700원을 돌려받는 식이다.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이길 확률이 높은 강팀들은 배당률이 낮다. 약팀엔 높은 배당률이 주어지지만 리스크가 크다. 오즈메이커는 객관적인 승패의 확률과 구매자의 욕망, 적정 환급금 사이에 앉아 유혹의 노래를 부른다.

    ■ 공개 경쟁률 평균 수백 대 일의 인기 직종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오즈메이커는 9명이 전부다. 200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비정기적으로 공채를 할 때마다 평균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할 만큼 인기 직종이다. 스포츠에 미쳐야 하고 외국어에도 능통해야 한다. 경기 결과 예측을 숫자나 확률로 표현하는 직업인 까닭에 숫자에도 밝아야 한다.

    이영신 대리(33)는 2003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2006년 공군 중위로 전역했다. 전자, 컨설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로부터 입사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그때 스포츠토토에서 오즈메이커를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대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력서를 냈다. 적성과 딱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동하는 것도 즐겼지만 경기를 분석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6살 때부터 신문에 나오는 각종 대회의 전적을 정리하는 습관까지 있었죠. 종목을 가리지 않고 프로 경기부터 국제대회 경기까지 10여년간 정리한 공책이 수백권이에요. 지금도 저희 집 책장 한 칸을 차지하고 있죠.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큰 국제대회는 각 종목 스코어나 메달리스트를 외울 정도였어요.”

    영국에서 대학을 다닌 김범석 과장(37)은 축구광이다. ‘러브월드컵’이라는 유럽 축구 사트의 편집장을 역임했고 해외 프로축구 전문 사트인 ‘싸커라인’에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김 과장은 “일반 직장에서 일했지만 재미를 못 느꼈다. 재취업을 위해 취업사트를 돌아다니다가 스포츠토토의 오즈메이커 공채 공지를 발견해 2007년 1월 입사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 역시 오즈메이커가 된 것을 “운명”이라고 말한다.

    이병암씨(33)는 해외 섬유 수출업체에 다니다 2011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이혁주씨(28)도 대기업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주저 없이 오즈메이커의 길을 선택했다.

    스포츠 마니아들이다 보니 이들끼리의 주된 화제도 스포츠다. 대화는 늘 이런 식이다. “20년 전 ○○리그 ○○ 대 ○○ 경기에서도 비슷한 골이 있었어. 그때는 ○○○이 30m짜리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었는데 정말 대포알 같았지.” “양준혁이 1389개로 통산타점 1위잖아. 그런데 통산안타는 2318개고, 통산루타는 3879개야. 과연 양준혁을 클러치타자라고 볼 수 있을까.”

    이일호 팀장(38)은 “스포츠 얘기를 할 때도 맞장구를 쳐줘야 흥이 난다. 우리는 무슨 얘기를 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 주말과 명절도 없이 2교대로 근무

    오즈메이커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스마트폰으로 새벽에 있었던 해외 경기들의 결과부터 확인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경기가 열리고 해외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근무는 오전·오후조로 나눠 2교대로 한다. 주말과 명절도 없다. 오전조일 때 출근시간은 7시25분(오후조 1시). 이들이 일하는 공간은 외부인은 물론 회사 내에서도 관계자 19명 외에는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 있다. 외부인이 들어와 혹시라도 배당률을 바꾼다든지 하는 데이터 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벽면은 TV와 컴퓨터 모니터들로 가득 차 있다.



    김범석 과장은 “가능한 한 많은 경기를 라이브로 보려고 노력하지만 중계를 하지 않거나 시간이 겹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EPL)의 경우 BBC의 <매치 오브 더 데이>, 분데스리가는 <스포츠 차우> 등 해당 국가의 축구 프로그램을 보면서 해당 리그의 흐름을 따라간다”고 말했다. 그가 일주일에 시청하는 경기 수는 평균 30개 정도다.

    배당률을 산정할 때는 종목별로 여러 가지를 감안한다. 축구를 담당하는 이영신 대리는 “팀의 기본 전력을 예측하고 상대전적, 홈·원정경기, 최근의 경기력과 상승세, 부상선수, 경고 누적, 날씨 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재료가 아무리 훌륭해도 좋은 레시피 없이 맛있는 음식이 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각 요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도 중요해요. 다시 말해 각각의 요소를 정확히 수치화해 합산한 후 배당률을 정해야 하죠.”

    축구를 담당하는 팀원들이 저마다 산정한 배당률을 가지고 토론을 하고 여기서 결정된 최종 배당률을 시스템에 입력한다. 이혁주씨는 “오즈메이커들이 1년간 배당률을 매기는 경기는 총 1만여건, 일주일 평균 200경기에 달한다”고 말했다.

    교황 서거나 지진, 화산 폭발 같은 뉴스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이 팀장은 “교황이 서거하면 애도하느라 이탈리아리그가 열리지 않아요. 지진이나 화산 폭발이 일어나도 마찬가지죠.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화산재 때문에 비행기가 뜨지 못하고, 그러면 선수들이 이동을 못해 경기가 열리지 못할 수가 있어요. 그런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해요”라고 설명했다.

    배당률을 정하는 것은 승패의 확률과 적정 환급금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작업이다. 종종 이 균형이 깨질 때가 있다. 이 팀장은 “총 베팅액이 100원이라면 50~70원을 환급해줘야 하는데 한 번은 320원을 돌려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축구담당 오즈메이커들은 지난해 K리그 울산 현대 때문에 몇 차례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이병암씨는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스를 병행하다 보니 빡빡한 일정 때문에 K리그엔 주로 2진을 투입했다”면서 “우리는 그걸 나름대로 반영해 배당을 산정했는데 예측한 것 이상으로 울산의 패배 쪽으로 돈이 많이 쏠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은 K리그에서 진 적이 많았고 대다수 고객의 예상은 적중했죠. 너무 많은 돈이 들어오고 몇 경기 연속으로 손해를 많이 보는 바람에 몹시 당황했습니다.”

    김범석 과장은 “프로토는 0.01 단위의 배당률을 책정하고 그 0.01의 차이가 연간 몇 십억원의 차이를 낼 수 있기 때문에 0.01배를 높이느냐 낮추느냐를 놓고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 골프 등 많은 종목에서 베팅이 이뤄지지만 한국에선 축구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유독 비중이 크다. A매치나 월드컵 같은 큰 대회가 열리면 베팅이 몰린다.

    한국의 베터들은 굉장히 실리적으로 베팅을 하는 게 특징이다. 가령 한국과 일본이 A매치를 치른다고 하면 무조건적인 애국심으로 한국의 승리에 돈을 걸지 않고 냉철한 분석하에 일본 쪽에 베팅을 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 해외의 베팅회사와 예측싸움서 이겼을 땐 짜릿

    이일호 팀장은 “유럽은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응원하는 팀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베터들은 애국심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 때 우리나라에선 한국 승리에 돈이 몰렸다. 그것도 객관적인 분석에서 한국이 이길 거라고 봤기 때문이지 무조건적인 애국심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당시 스포츠토토 역시 한국에 더 낮은 배당률을 줬다. 한국이 일본을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해외 베팅회사들은 일본에 더 낮은 배당률을 줬다. 결과적으로는 스포츠토토가 해외 베팅회사들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한 셈이 됐다.

    김 과장은 “해외 다른 베팅회사들과 다르게 배당률을 산정했는데 우리 예측이 적중했을 땐 정말 짜릿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약 700만명이 토토를 즐긴다. 시장 규모도 3조원대로 커졌다. 오즈메이커들은 스포츠 마니아로서 토토게임에 긍정적이다. 이 팀장은 “스포츠는 약간의 돈을 걸고 보면 훨씬 더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팀장은 한마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욕망을 잘 조절해야 하는 건 고객들의 몫입니다. 욕심부리지 말고 베팅과 스포츠를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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