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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9일. LG 트윈스에게는 매우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향후 10년, LG의 뒷문을 지킬 한 젊은 투수의 진정한 신고식이 치러진 날이었기 때문이다. LG 정찬헌이 던진 두 개의 강속구. 이 공 2개에서 LG 불펜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라이벌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대2로 신승했다. 이날 패했다면 3연패. 6연승을 거두며 쌓았던 상승세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극적인 승리로 다시 반등 계기를 마련하게 된 LG다. 

끝내기 안타를 친 정의윤, 그 전 극적인 2루타를 때려낸 스나이더 등 승리를 결정지은 영웅들이 많았다. 하지만 숨은 영웅이 있었다. 투수 정찬헌이었다. 정찬헌은 2-2로 맞서던 9회초 1사 만루 위기서 최재훈을 병살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9회 투구 뿐 아니다. 정찬헌은 10회 2사까지 잘 막아낸 후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여기서 LG가 버텼기 때문에 연장전 승리가 따라왔다. 

정찬헌의 이날 투구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자세한 이유를 설명하겠다. 정찬헌은 최근 투구폼을 미세 수정하며 기존 강속구를 유지한 채 제구까지 잡힌 훌륭한 투수로 변신했다. 특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각이 날카로워지며 팀의 필승조로 우뚝 섰다. 

하지만 2-2, 9회초 무사 1루, 그것도 잠실 라이벌전의 긴장되는 순간 등판했다. 2-0으로 이기다 8회초 상대가 2-2로 추격했다. 분위기가 두산쪽이었다. 웬만한 강심장 투수가 아니고는, 이 위기를 넘기기 힘들었다. 

정찬헌도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희생번트 허용, 그리고 고의4구까지는 정상적인 과정. 1사 1, 2루 김재호와의 승부부터가 진짜였다. 초구 파울이 나왔다. 그런데 제구가 안됐다. 힘도 들어가고, 바깥쪽 완벽한 공을 던지려다보니 제구가 흔들렸다. 파울 후 스트레이트 볼넷. 덕아웃에서 양상문 감독이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린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자신의 공을 던질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1사 만루 상황서 최재훈을 상대했다. 초구 147km 몸쪽 꽉 찬 직구 스트라이크가 들어갔다. 하지만 또 볼 3개가 연속으로 들어왔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완전히 벗어난 공들이었다. 

자신의 공을 믿지 못하는 것이었다. 완벽하게 던져야 상대가 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어찌보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장차 팀의 마무리로 성장할 투수라면 이 위기도 성장의 과정이었다. 양 감독도 팀의 미래를 위해 정찬헌을 끝까지 믿었을 것이다. 

3B1S. 볼 1개가 더 들어가면 밀어내기였다. 사실상 결승점이 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정찬헌은 무언가 마음을 먹은 듯 고개를 흔들고, 쉼호흡을 한 번 하고 투구판을 밟았다. 한가운데 147km 직구가 들어갔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내 공을 믿자. 가운데로 던질테니 칠테면 쳐봐라'라는 듯한 표정이 이어졌다. 풀카운트. 다시 한 번 한가운데 146km 직구가 들어갔다. 최재훈도 노림수가 좋고, 컨택트 능력이 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정찬헌의 자신감 넘치는 한복판 강속구에 당황했다. 공을 받아쳤지만 3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병살타. 정찬헌은 포효했다. 

정찬헌이 이 과정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 팀의 필승 불펜, 그리고 마무리로 확실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공을 믿고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맞을 땐 맞더라도, 내 구위가 이정도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게 과감한 정면 승부를 해야한다. 앞으로 닥쳐올 수많은 위기 상황. 그래야 넘길 수 있다. 몇 번의 실패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강력한 구위로 실패보다 훨씬 많은 성공을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 야구인은 LG 마무리 봉중근의 투구를 보며 "봉중근의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145km가 넘지 않는 직구지만 '한 번 쳐봐라'라는 식으로 자신있게 가운데로 꽂아넣는 자신감, 그게 봉중근의 가장 큰 무기"라고 설명했다. 물론,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은 봉중근이지만 마무리 투수로 성공하기까지 가장 큰 그의 무기는 자신감이었다. 실전 경험 뿐 아니라 팀의 마무리 선배를 보며 정찬헌은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좋은 환경 속에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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