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논두렁 잔디' 적응에 애를 먹었다. 손흥민(토트넘) 공백에도 경기를 압도했지만 골문을 여는 데는 힘겨웠다. 다행히 전반 추가시간에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조규성(김천)이 골망을 출렁였다.

대한민국이 27일(한국시각) 레바논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있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7차전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턴)이 없는 벤투호, 화두는 변화였다. 송민규(전북)까지 미세한 근육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줄곧 써왔던 4-2-3-1에서 4-4-2 시스템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최전방 투톱에는 황의조(보르도)와 조규성이 포진한 가운데 미드필더에는 이재성(마인츠) 황인범(루빈 카잔) 정우영(알사드) 권창훈(김천)이 늘어섰다. 포백에는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민재(페네르바체) 이 용(전북)이 나섰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가 꼈다.

레바논은 홈이점을 안고 싸우고 있지만 경기 시작부터 태극전사들의 기세에 눌렸다. 전반 9분과 12분 이재성이 잇따라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4분에는 황의조가 헤더로 골을 노렸지만, 골키퍼에 막혔고, 11분 뒤에는 김민재의 기가막힌 '택배 크로스'가 김진수에 걸렸지만 볼처리 미숙으로 기회를 놓쳤다.

결정적인 기회는 전반 28분 찾아왔다. 황인범의 스루패스를 황의조가 그냥 흘려줬고, 권창훈이 오르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대를 살짝 빗겨갔다.

변수가 있었다. 전반 34분 정우영과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레바논의 모하마드 크도우가 부상했고, 경기는 3분여간 중단됐다. 이어진 레바논의 프리킥에서 알렉산데르 미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아찔한 위기를 맞았다.

실점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은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렸고, 전반 추가시간인 46분 마침내 골문이 열렸다. 황의조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쇄도하며 오른발로 방향을 돌려놓았다. 볼은 그래로 레바논의 골망에 꽂혔다.

후반 45분이 남았다. 레바논전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렸다. 벤투호가 레바논을 꺾고, 같은 조의 UAE가 이날 밤 12시에 열리는 시리아전에서 비기거나 패하면 한국의 카타르행은 조기 확정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