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다시 한국에서 우승 기회를 얻었다.

흥국생명은 2023-24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마지막까지 현대건설과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였지만, 승점 1점 차로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 3위 정관장과 격돌했다. 3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안방에서 열린 1, 3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승리가 확정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좋은 팀에 있으면 챔프전에 진출하게 된다. 쉽지 않아도 그렇게 해야 한다. 리그가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잘 됐던 것도 있는데 불만족스러운 것도 있다. 이 챔프전에서 잘하고 즐기면서 지난 시즌과 다른 결과를 맞이했으면 좋겠다”며 “행복하다. 하지만 이 감정은 끝났다.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할 것 같다”며 힘줘 말했다.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100%였다. 흥국생명도 올 시즌 이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아본단자 감독은 “여전히 (확률을)안 믿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현대건설이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일단 이틀 간격으로 경기를 했다. 우리 상태를 파악해서 에너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건설이 상황 자체는 유리할 것 같은데 우리도 좀 쉬고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 서로 잘 아는 팀이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지난 5, 6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모두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2경기 이겼다는 것이 엄청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첫 번째 경기에서 체력, 멘탈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항상 현대건설 원정에서는 이겼는데, 홈에서는 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흥국생명의 올 시즌 현대건설의 상대전적은 4승2패다. 3차례 수원 원정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열린 3, 4라운드 맞대결에서는 패한 바 있다.

아울러 아본단자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놓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로 기복을 꼽았다. 그는 “긴장을 놓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이겨내는지 배웠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새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은 봄배구를 앞두고 다시 염색을 한 채 등장했다. 앞서 김연경은 “TMI인데 괜찮을까요?”라고 말한 뒤 “윌로우가 예민하더라. 지금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먼저 한국 매장에서 염색약을 샀는데 그게 잘 안 맞아서 오렌지 색깔이 됐다. 미용실에 가서 했는데도 잘 안 나왔다. 미국 친구가 염색약을 가져와서 했더라. 지금 머리에 흰색이 닿으면 다 물든다고 하더라. 시즌 끝나면 머리 스타일 바꾼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징크스는 아닌데 돋보인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자기만의 퍼포먼스가 있다. 챔프전 가면 뿌리 염색하면서 잘 관리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 진해진 윌로우의 핑크 머리에 아본단자 감독은 “모르겠다. 난 20년 정도 헤어에 문제가 있어서 헤어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아울러 윌로우에 대해 “파이팅 기질이 있는 선수다. 응원 소리를 듣고 하면 더 힘을 받아서 하는 선수다”고 설명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2-23시즌 도중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잡고도 내리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에서의 V-리그 첫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