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때 약점이었던 턴오버, 리바운드 같은 기본기를 챙겨야 한다.“


지난달 31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 프로미와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이 끝나고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았던 김종규가 했던 말이다.


DB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41승을 거두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김종규의 말대로 턴오버와 리바운드, 특히 공격리바운드에서 늘 숙제를 안았다. 정규리그에서 DB는 평균 11개의 턴오버로 이 부문 최다 2위를 기록했고,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공격리바운드를 허용했다.


하나, 결국 DB는 지난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렸던 부산 KCC 이지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 부분을 극복하지 못하며 83-95로 패했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패배했던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건 총 52회 중 11회에 불과할 만큼 DB는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길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더욱이 DB는 정규리그에서 KCC를 상대로 5승 1패, 평균 95점을 올리며 매경기 최소 87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1차전에서 83점을 기록한 건 분명 아쉬운 결과였다.


1차전을 앞두고 김주성 감독도 “KCC의 속공을 가장 조심해야 하고, 리바운드도 마찬가지다. 정규리그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라 이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다“라며 자신들의 약점을 재차 짚었던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DB는 또 한 번 약점을 제대로 노출했다. 리바운드에서 24-42로 크게 밀렸고, 공격리바운드만 12개를 허용했다. 턴오버에서는 KCC도 12개로 많은 실수가 있었지만, DB도 9개로 결코 적지 않았다.


특히 DB가 맹추격에 성공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턴오버가 나오면서 다시 KCC가 달아났기에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김주성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경기 감각 회복이 관건이라 했다. 하지만, 패배의 원인 중 하나였던 리바운드는 많은 지도자들이 강조하듯 경기 감각을 떠나 선수들의 의지가 반영되는 기본기이기에 해답을 알고도 패배를 안았다는 점에서 많은 메세지를 남기게 됐다.


무엇보다 DB의 최대 강점이었던 트리플 포스트가 살아나지 못했다. 디드릭 로슨이 공격에서는 27점으로 분전했지만, 리바운드는 6개로 자신의 평균치에 닿지 못했다.


김종규(3개)와 강상재(5개)도 정규리그만큼 제공권을 장악하지는 못하면서 홀로 19개를 잡아낸 라건아에 판정패를 당했다. 오히려 활동력을 높이며 각각 3개씩 잡아낸 이선 알바노와 유현준의 리바운드가 돋보일 정도였다.


오는 17일 2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DB는 결국 오랜 시간 드러내온 자신들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KCC가 알리제 존슨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변수가 있지만, 이보다는 DB 자체의 경기력이 살아나는 게 더 중요하다.


과연 DB가 2차전에서 시리즈 균형을 맞추고 부산으로 향할 수 있을 지 시선이 쏠린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