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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게 강백호 포수 기용의 위험성.

KT 위즈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대4로 석패했다. 7회초까지 3-1로 앞섰다. 사실 KT가 잘했다기보다는, 롯데가 사실상 '이기세요' 하는 경기 내용이었다. KT는 4회 강백호와 로하스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힘들게 점수를 냈는데, 롯데를 보며 위안을 얻은 경기였다. 롯데는 1회 1득점 후 2회부터 6회까지 매이닝(5회 삼자범퇴 제외) 찬스를 잡았지만 단 1점도 빼지 못했다. 6회말까지 병살타 3개를 포함, 결정적일 때 삼진을 당하며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

KT가 '이런 경기도 잡을 수 있구나' 생각할 찰나. 7회 경기가 뒤집어졌다. 상대 황성빈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했고, 여기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포수 강백호의 결정적 포일이 나오며 동점을 내준 게 치명타였다.

이날 KT 선발 포수는 강백호였다. 이제 강백호가 마스크를 쓰는 게 그렇게 큰 이슈는 아니다. ABS 시대 포수의 프레이밍, 경기 운영 비중이 줄어들었다. 이강철 감독은 팀 타선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강백호 포수 카드를 꺼내들었고, 신인 투수들이 등판할 때에 맞춰 한 경기씩 강백호를 선발 포수로 출전시키고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포수를 했고, 어깨가 워낙 좋아 강백호도 큰 무리 없이 임무를 수행했다. 강백호가 포수로 들어와주니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 박병호, 문상철이 동시에 출격할 수 있었다.

강백호는 롯데전 8회말 2루 주자 최항을 잡아내는 멋진 송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사고가 터진 직후였다.

KT가 역전을 당한 건 7회말. 1사 1루 상황서 황성빈에게 3루타를 맞았다. 롯데 1루주자 박승욱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KT 야수들의 중계 플레이가 좋았다. 홈으로 공이 날아오는 타이밍, 방향을 봤을 때 포수가 잡아 태그하면 충분히 승부가 가능했다. 하지만 강백호가 공을 매끄럽게 잡아내지 못하며 박승욱이 살았다. 무리한 주루 플레이라고 봤는데, 오히려 롯데가 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여기서 충격이 있었는지, 강백호는 어렵지 않은 공을 잡지 못하는 치명적 포일 실수로 동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사인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프로팀 포수라면 무조건 잡아야 하는 공이었다.

강백호를 욕할 수는 없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고등학생 때까지 포수를 했다 하더라도 프로 입단 후 6년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전문 포수라고 할 수 없다. 그 선수에게 매일같이 포수 훈련을 하고, 포수 가치로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똑같은 플레이를 할 거라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있는, 중요한 경기를 놓쳐버렸으니 KT와 이강철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 강백호 포수 기용에 대해 조금 더 신중히 접근하게 만들 수 있는 두 장면이었다. 강백호가 포수를 보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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