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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마 토모히로 감독(왼쪽)과 이상범 감독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지난 18일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 위치한 얀마-아마가사키 스포츠센터 내 체육관에서 만난 이상범 감독은 이런 인사와 함께 악수를 청해왔다.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그의 시선은 곧바로 코트 위 선수들에게로 향했다. 20일과 21일 홈에서 열리는 고베 스톡스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갖는 훈련을 보면서 그는 많은 생각에 사로잡힌 듯 했다.


혈혈단신으로 맨땅에 헤딩하다


이상범 감독이 일본 B2 리그 고베 스톡스의 코치로 부임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국내에서 우승도 하고 대표팀 감독도 하는 등 지도자로서 최고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그가 1부리그도 아닌 2부리그, 거기에 감독도 아닌 코치로 간다는 것에 대해 국내는 물론 일본 농구계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계약 발표 당시 그는 “1부도 아니고 2부리그에 간다고 해서 만류한 사람도 있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돈만 따지면 가지 않는 게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KBL에서만 지도자를 했지 일본 B.리그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에 일본에서 만난 그는 이전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 감독 시절과는 다르게 한 발 물러나 있으면서도 필요할 때는 포인트를 조금씩 짚어주는 모습이었다. 일본 선수들과 짧게나마 일본어로 대화를 하기도 했고 필요할 때는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상범 감독은 “사실 오기 전에는 일본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KBL 시절에도 수차례 전지훈련 차 일본을 드나들었고, 가와사키 구단에서는 인스트럭터로 2개월간 있기도 했다. 나름 경험이 있는데다 '어차피 같은 농구를 하는데 뭐 크게 어려울 것 있겠어?'라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막상 팀의 일원이 되서 비시즌과 시즌을 치르다보니 생각과 현실이 많이 다르더라. 사실 현타가 세게 왔었다“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나라는 감독과 선수 관계가 수직 관계라면 일본은 수평 관계다. 한국에서는 필요하다면 감독의 생각과 의지를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다. 선수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켜야 동기 부여를 시킬 수 있다. 처음에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프로팀이긴 해도 KBL과는 다른 지원이나 시스템도 적응해야 했다. 2부리그 팀인 고베 스톡스는 전용 연습체육관이 없다. 그래서 이날 훈련이 진행된 얀마-아마가사키 체육관을 비롯해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훈련을 한다. 이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그나마도 체육관 사용 시간이 정해져 있어 2시간 정도 밖에 채 못한다고 했다.


여기에 홈경기의 경우는 감독, 코치를 비롯해 선수단 모두가 각자 이동해 정해진 시간에 체육관에 모여야 한다. 이상범 감독의 숙소는 아마가사키시에 있어 훈련장인 얀마-아마가사키 체육관은 걸어서 이동할 수 있으나 메인 홈구장인 고베 월드기념홀 체육관을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로 약 1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그나마 여기는 가까운 수준. 효고현 내 다른 장소인 히메지는 이동에만 2시간이 걸릴 정도라고 했다.


이상범 감독은 “홈경기가 있는 날은 경기는 물론이고 경기 후 미팅이 끝나면 늦게 체육관을 나선다. 그리고 다시 1시간을 걸려 숙소에 왔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홈구장 근처의 비즈니스 호텔에서 사비를 들여 숙박을 한다. 식사도 각자 알아서 한다. 한국처럼 구단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식비를 지원받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우리 팀 모리야마 감독 이하 모든 선수단이 이렇게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해도 안되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이런 게 B2 리그의 문화라고 생각해 받아들였다. 어느 정도 적응도 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적지 않은 나이의 외국인 코치가 불평불만없이 일본농구와 팀 문화에 적응하는 걸 보면서 고베 선수들도 그에게 하나둘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소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던 선수들이 1개월 정도 지난 뒤에는 먼저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말했을 정도라고. 이 감독도 주장을 비롯한 일본 선수들과 맥주 한 잔을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자신의 경험담 등을 이야기해주고 격려해주며 친해졌다.








모리야마 감독과 고베 구단에 고마워


이상범 감독을 고베 구단에 부른 이는 모리야마 토모히로 감독이다. 모리야마 감독은 1984년생으로 프로감독치고는 젊은 축에 속하지만 2013년 오사카 에베사 코치를 시작으로 B.리그 1부와 2부를 거치며 약 10여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한 인물이다. 말 그대로 밑바닥부터 시작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런 그가 이상범 감독을 코치로 부른 이유는 이 감독의 경험과 노련미를 배우는 동시에 팀에 입히고 싶어서다.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당장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고 정용기 WILL 대표를 통해 이상범 감독과 연이 닿아 같은 팀에 있게 됐다.


모리야마 감독은 “이상범 감독이 우리팀 코치로 오면서 많은 의지가 됐다. 특히 비시즌 때 수비적인 부분에서 많이 의지했는데 지금 고베 스톡스의 수비 전술은 이상범 감독이 만들어준 것이다. 경기 외적으로 농구 선배로서 여러 가지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아직 젊은 지도자인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은 “처음에는 이렇게 힘든 곳으로 나를 불러서 모리야마 감독과 정용기 대표를 원망하기도 했었다.(웃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리야마 감독에게는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내가 아무리 커리어가 좋다고 해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외국인코치를 선임하는 게 결코 쉬운 게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모리야마 감독이 코치로 불러줘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모리야마 감독의 제안을 수용해준 고베 구단에도 감사드린다. 사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B.리그 팀에서 제대로 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었겠나? 모리야마 감독이 앞으로도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루키가 고베를 찾은 시점에 고베 스톡스는 27승 31패를 기록중이었다. B2.리그는 1부와 다르게 동부와 서부지구로 나뉘어있고 각 지구 상위 3개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고베는 초반 연패가 너무 많아 순위가 밀렸으나 후반 들어 부상선수들이 복귀하면서 10경기 중 8승을 하는 등 상승세를 타는 중이었다.


그러면서 27승 31패로 동률인 벨텍스 시즈오카와 마지막 플레이오프 티켓 1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합 중이었다. 다만 골득실에서 시즈오카에 -2점을 뒤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베가 불리했다. 남은 두 경기에서 고베가 2승을 거두고 시즈오카가 1승 1패를 한다면 고베가 PO에 진출하지만, 만약 시즈오카가 2승을 거둔다면 고베의 시즌은 그대로 종료된다.


이상범 감독은 “외국인선수와 귀화선수를 포함해 4명 정도의 빅맨이 있는데 이중 트레이 포터(210cm/105kg)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이 약속이나 한듯이 부상을 당했다. 그러면서 연패를 밥먹듯이 했고 1개월전부터 부상선수들이 복귀해 그나마 완전체가 됐다. 그러면서 우리가 준비한 농구가 어느 정도 나오고 연승도 탔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결과론적으로 B2 정규리그 마지막 두 경기에서 고베와 시즈오카가 나란히 2연승을 거두며 고베의 2023-2024시즌은 종료됐다. 그리고 23일 고베 구단은 모리야마 감독과의 재계약 포기 소식을 발표했다. 이러면서 이상범 감독의 B.리그 데뷔 시즌도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이상범 감독은 “후회는 없다. 해외 2부리그에서 젊은 감독과 함께 시즌을 준비하고 또 치르면서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여기에 있으면서 느낀 것이 일본농구라는 게 알면 알수록 재밌으면서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었다. 내 나름으로는 예전에 갖고 있던 걸 많이 비우고 채워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그러면서 아니다 싶은 것은 배우지 말자라고 느꼈다. 일본농구라고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고 한국농구와 일본농구의 강점만을 잘 골라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또 그는 “어렵사리 첫걸음을 뗐으니 계속해서 이 걸음을 이어가고 싶다. 일본농구에 대한 것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고 이제는 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해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선수나 다른 스태프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걸 하고 싶다. 다음 시즌 새로운 팀과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일본에서의 도전을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상범 감독은 4월까지 일본에서 신변 정리를 한 뒤 5월초 귀국해 휴식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 = 박상혁 기자, B.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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