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 도입이 맞다고 생각한다.“


WKBL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4-2025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드디어 WKBL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이 공식화됐다. 이야기가 계속해서 오갔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었다.


우선 17일 발표에 따르면 오는 6월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가 실시될 예정이며 아시아쿼터 국가는 W리그 소속 선수를 포함해 일본 국적자로 제한되며 구단별로 최대 2명 보유, 1명 출전이 가능하다.


역대급 챔프전과 함께 뜨겁게 시즌을 마무리한 WKBL이지만 저득점 양상과 팀들 간의 전력 격차 심화로 일부에서는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시아쿼터 도입은 리그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올 수 있으며 경쟁 구도를 강화할 장치 중 하나다.


이미 지난해 여름 열린 박신자컵에서 W리그 상위 팀인 토요타와 에네오스가 참가, 한국 팀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바 있다. 이번 아시아쿼터 도입은 농구 관련 교류의 폭을 훨씬 더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 일본은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 팀이며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한다.


여자농구 간판선수 중 한 명이자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 김단비와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문에는 아시아쿼터 도입 관련 내용도 있었는데, 김단비는 긍정적으로 이를 바라보며 여자농구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달려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내다봤다.


김단비는 “아시아쿼터 도입하는 게 당연히 맞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봤을 때 일본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뛰어나다고 본다. 기자님도 똑같은 생각을 하실 것 같다. 차라리 지금 시장 자체가 우리나라 선수들이 안주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아시아쿼터가 생기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게끔 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라 봐서 나는 좋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생각은 여자농구의 발전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김단비는 20대 초반인 2010년 처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활약한 선수.


김단비는 시즌 중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자농구 침체기가 맞고 나도 위의 언니들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다.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서 더 붐을 일으키고 부정적인 말을 듣지 않으려면 개인을 위해서도 여자농구를 위해서도 모든 선수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여자농구 발전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단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수들이 더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량 쪽으로도 물론이고 지금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기도 하다. 어쨌든 국가대표에서 성적을 내야 하는데 나도 대표로 뛰었던 선수지만 성적도 좋지 않았고 대표팀에 나가기 싫어하고 팀에서는 다 대우를 받고 싶은 부분들이 지금 여자농구의 문제이지 않을까 싶어요. 팀에서는 대우를 받더라도 그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나가서 경기도 못 뛸 수 있고 출전하더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니까 그런 부분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날 포함해서 많이 반성해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아시아쿼터의 도입으로 더 경쟁력이 생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원래 같았으면 하지 못했을 말이지만 이제 이 정도 나이가 됐으면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내가 평가했을 때는 그렇다. 나도 아니라고는 말 못한다. 나도 대접해주는 거 좋아하고 돈 많이 받는 거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뿐만 아니라 나도 포함해서 그런 부분이 문제인 것 같고 반성해야 한다. 너무 받기만 하는 게 익숙해진 것이 선수들의 현실 상황이고 또 인프라가 없으니까 문제가 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KBL은 이미 아시아쿼터 도입을 통해 많은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WKBL 또한 제도를 잘 활용한다면 이는 리그뿐만 아니라 한국여자농구 전체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과연 도입 첫해를 맡게 될 아시아쿼터 제도가 다음 시즌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