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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전체 큰 틀에서는 미비했지만, 나비효과가 나타난 장면 중 하나는 작전시간을 부른 타이밍이다.

부산 KCC는 27일 열린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수원 KT를 90-73으로 꺾고 정규리그 5위 최초의 챔피언 등극을 향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KCC는 슈퍼팀답게 주축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KT는 패리스 배스와 허훈 이외의 선수들이 부진해 연고지 이전 후 홈 최다 관중(3,609명)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미묘하게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작전시간이다.

KCC는 경기 시작과 함께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한 뒤 정성우에게 골밑 득점을 내줬다. 라건아의 2점슛 실패 후 정성우의 패스를 받은 하윤기에게 실점했다.

0-4로 시작하자 KCC는 작전시간을 불렀다. 경기 시작 1분 24초 만이다.

KCC는 이후 KT와 전반 내내 접전을 펼친 끝에 39-41로 3쿼터를 맞이했다.

KCC는 허웅의 속공을 시작으로 어시스트 동반 득점을 연속으로 올렸다. KT가 작전시간을 불러도, 선수 교체를 해도 KCC는 한 번 잡은 기세를 이어 나가며 3쿼터 4분 동안 15점을 집중시켰다.

KCC가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KT가 KCC의 연속 득점 순간에 작전시간을 부른 시점이 조금 늦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통 연속 6실점을 하면 작전시간을 부르는 편이지만, KT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8실점한 뒤 3쿼터 1분 50초 만에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 초반 이른 작전시간을 부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작전시간을 불러) 주의를 줬다. 왜냐하면 우리가 6일간 쉬다가 경기를 하는데 나태해 보였고, 주지 말아야 할 득점을 줘서 그 부분을 짚고 다시 정리했다. 그 부분은 내일(28일) 다시 훈련을 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한 수비가 있었는데 전혀 안 되어서 4점을 쉽게 줬다. 그 부분을 지적했다.

경기 시작부터 이겼다고 생각하며 경기를 느슨하게 해서 빠르게 작전시간을 불렀다. 기세에서 밀리면 챔프전에서는 상대 기가 산다. 저도 감독하면서 이렇게 빨리 부른 건 처음인 듯 하다. 정규리그에서는 지켜보다가 (작전시간을) 부르는데 챔프전에서는 상대에게 기를 뺏기면 (흐름을 다시) 찾아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경기 시작할 때 원활하게 안 돌아가지 않았다.”

송영진 감독은 “한 마디로 3쿼터 초반에 한 번에 무너진 게 이런 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3쿼터 연속 15점을 내준 걸 아쉬워했다.

KCC는 평소와 달리 훨씬 이른 시점에 작전시간을 불러 흐름을 KT에게 뺏기지 않았다. KT는 일반적인 작전시간 요청하는 것보다 한 박자 늦었다.

아주 작은 요소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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