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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신인왕, 충분히 가능하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애증의 제자' 김범석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리고 김범석을 더 잘 키워내고 싶다는 욕심도 표현했다. 신인왕, 그리고 하위 타순이 두 가지 키워드다.

올시즌 KBO리그 최고 '반전남'은 바로 김범석이다. 엄청난 타격 재능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사실상 붙박이 1군 자리를 보장이 예고됐지만 몸관리를 하지 못하고 스프링캠프 초반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염경엽 감독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다.

하지만 염 감독은 그의 타고난 타격 자질을 잊지 못했고, 시즌 초반 팀이 어려움에 빠지자 김범석을 호출했다. 16일 롯데 자이언츠전이 시작이었다. 대타로 나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21일 SSG 랜더스전 극적인 역전 만루포, 27일 KIA 타이거즈전 역전 투런 홈런 등 계속해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28일 KIA전도 팀은 패했지만, 김범석은 3타점 역전 2루타로 해결사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잘 치는 거에, 덩치는 큰데 안타 치고 베이스에 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20대 초반 청년이다. 귀엽다. 뒤뚱뒤뚱 하는데, 제법 빠르게 뛰는 것도 인상적이다. 체중 이슈로 좋지 않은 시선 속에 힘들었는데, 지금은 실력으로 모든 상황을 역전시키고 있다.

적장도 감탄했다. 강타자 출신 KIA 이범호 감독은 “LG가 미래 4번타자감을 얻은 것 같다. 폼은 굉장히 간결한데, 타구를 보내는 능력이 대단하다. 앞으로 맞대결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가 됐다“고 극찬했다.

염 감독은 자기 선수라 조심스럽지만, 신인왕 가능성을 묻자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범석은 지난해 1라운드 신인이지만, 10경기 출전에 그쳐 올해 신인상 수상 자격이 된다. 지금 보여주는 임팩트라면, 이 활약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충분히 신인상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의 이상적 타순으로 6번, 7번을 꼽았다. 최근 3번, 5번 중심 타선에도 기용했는데 이는 현재 주축 선수들 일부가 부상으로 빠진 팀 사정 탓이지 김범석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했다. 장타력, 클러치 능력 다 있는데 왜 6~7번일까. 염 감독은 “현재 봤을 때는 7번 정도가 좋다. 범석이에게도, 팀에게도 좋은 일이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무리해서 중심 타순에 배치했다, 중요한 순간 못 치면 많은 비난을 듣는다. 하위 타순에서 못 치면 그게 덜 하다.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거다. 각자 레벨에 맞는 타순에서 성장 코스를 밟아가야 한다. 3번에서 삼진 당하고 들어오면, 팬들도 팬들이고 선배들 보기도 부끄럽다“고 설명했다.

LG에는 김범석에게 도움이 될 사례가 있다. '거포' 박병호(KT)다.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도 때린 박병호는 2005년 큰 기대 속에 LG 1차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LG에서는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인기팀 LG에서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염 감독은 “그 때 병호가 하위 타순에서 경험을 쌓았다면, 훨씬 더 성장했을 것이다. 선수가 못 이겨내는데 4번에 박아놓는다고 정답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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