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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오늘 저는 약간 꼭두각시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한)준수의 리드가 정말 좋았어요. 저는 정말 다 놓여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습니다(웃음)“





이보다 더한 칭찬이 있을까? 5년 만에 완투승을 거둔 양현종이 함께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한준수의 리드를 극찬했다.





양현종이 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2019년 9월 11일 부산 롯데전 9이닝 무실점 이후 1694일 만에 거둔 감격의 완투승이다.





위기 때마다 병살타를 유도한 양현종-한준수 배터리의 호흡이 빛났다. 1회초 선두타자 천성호에게 던진 초구 직구가 좌중간 2루타로 연결되며 불안한 출발. 강백호의 적시타로 1실점한 양현종은 로하스를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KT 타선의 불을 껐다.





4회에는 1사 후 장성우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병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양현종이 호투하는 사이 KIA 타선은 1회말 3득점, 3회 1득점, 4회 5득점하며 9-1로 크게 앞서나갔다. 양현종은 5회부터 7회까지 3이닝을 연속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7회까지 투구수는 71개에 불과했다.





8회말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1사 후 김민혁과 신본기, 김성수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한 양현종이 만루 위기에 처했다. 타석에는 1회 초구 2루타를 친 천성호. 양현종은 130km 슬라이더로 천성호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경기 내내 감정 표현을 자제하던 양현종이 드디어 감정을 드러냈다. 주먹을 쥐며 환호한 양현종은 포수 한준수를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 절묘한 볼배합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이었다.





투구수 87개로 8회를 마친 양현종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로하스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조대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병호를 삼진 처리한 후 대타 이호연을 투수 땅볼로 잡으며 완투승을 확정 지었다. 총 투구수는 102개.

경기 후 팬들 앞에 선 양현종은 팬들을 향해 “오늘 몸 풀러 나왔을 때 팬 분들이 정말 많이 오신걸 보고 놀랐고,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기분 좋았다“며 먼저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세 번의 병살 유도를 이끈 한준수의 리드를 극찬했다. “저는 숟가락만 얹었다“며 겸손해 한 양현종은 한준수에 대해 “듬직한 태군이가 있기 때문에 옆에서 한준수가 많이 성장하고 있다. 정말 좋은 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승리 때마다 자신의 스파이크를 팬들에게 직접 선물하고 있다. 이날 양현종은 스파이크를 벗어 응원단장에게 선물했다. 또한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어 직접 사인을 한 후 마스코트 호걸이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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