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수원/최창환 기자] KCC가 ‘부산갈매기’의 한을 풀었다. 부산 연고 팀으로는 원년 시즌 이후 첫 우승을 달성했다.

부산 KCC는 5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88-70으로 승리했다. KCC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2010-2011시즌 이후 13시즌 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KCC는 정규리그 5위 최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이어 우승까지 따내며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 또한 올 시즌은 KCC가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긴 후 치른 첫 시즌이었다.

KCC는 전주를 연고지로 두고 있던 시절 창원 LG, 원주 DB와 더불어 홈 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인기 팀이었다. 2008-200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KBL에서 보기 드문 야외 응원 문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KCC는 지난 시즌 종료 후 22시즌 동안 충성심을 보여줬던 전주 팬들을 떠났다. 전주시와 신축 체육관 건립을 두고 끊임없이 마찰을 빚었고, 전주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결심을 내렸다.

KCC는 2015-2016시즌 종료 후에도 수원으로 연고지 이전을 추진했지만, 전주시로부터 신축 체육관 건립을 약속받아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KCC로선 두 차례나 믿음이 깨졌으니 더 이상 전주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KCC가 택한 새로운 연고지는 부산이었다. KT가 2003-2004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홈으로 뒀던 도시였으며, KBL 출범 초기 부산 기아(현 울산 현대모비스)의 홈이었다. 실업 시절 왕조를 세웠던 기아는 KBL 출범 후 첫 시즌이었던 1997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KCC는 이후 27시즌 만에 부산을 연고지로 두고 우승한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갈매기’의 한을 풀어준 우승이기도 했다. 부산은 ‘구도’라 불릴 정도로 야구의 인기가 높은 도시지만,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이 1992년을 끝으로 우승한 적이 없다. 프로축구 역시 1997년 대우 로얄즈가 마지막 우승이었다.

모처럼 부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이었던 만큼, 부산 팬들은 화력을 보여줬다. 3, 4차전에서 각각 1만 496명, 1만 1217명이 입장해 농구 붐을 일으켰다. KCC는 4차전 종료 후 “수원에서 우승하고 돌아오겠다”라고 다짐했고, 부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사진_유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