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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번 승리의 혈이 뚫리니 거침없다. '국가대표 에이스' 곽빈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두산 곽빈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팀이 13대4 대승을 거두면서 곽빈도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시즌초 이상하리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개막 후 한달이 지난 4월 24일 NC 다이노스전까지, 곽빈의 올시즌 성적표는 6경기 승리 없이 4패였다.

평균자책점이 5.35로 다소 높았던 건 사실이다. 부진했던 날도 있었다. 그래도 5회 이전에 내려간적은 없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3번이나 기록하도록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6⅔이닝 2실점(4월12일 LG전)에 패전투수, 6이닝 1실점(4월24일 NC전)에 노디시전이 기록되자 곽빈의 속마음에도 초조함이 깃들었다.

4월30일 삼성 상대로 마침내 시즌 첫승을 올렸다. 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손으로 이끈 승리였다.

반면 이번 키움전은 달랐다. 양의지의 연타석 홈런 등 타선이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곽빈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5회까지 이미 두산이 8-0으로 앞서고 있었다.

기도 있었다. 6회 들어 갑자기 흔들렸다. 안타 2개에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까지 나와 무사만루. 송성문 타석에서 폭투를 범한데 이어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그래도 다음타자 변상권을 병살 처리하며 흐름을 끊었고, 6회를 투구수 94구로 마친 뒤 교체됐다. 박치국 이영하 김동주가 1이닝씩 맡아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곽빈은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많이 내준 덕분에 편하게 투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내가 잘 던졌다기보다는 형들이 잘 쳐준 경기“라며 겸손한 속내를 전했다.

이어 시즌 초 불운에 대해서는 “1년 내내 승운이 안 좋을리는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버텨냈다. 1점 1점이 소중한데. 많은 지원을 해준 야수 형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19승19패를 기록, 3연승으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곽빈 역시 “팀이 5할 승률을 회복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의 순위 도약은 이제 시작“이라며 “팀원 모두가 자신의 일을 해낸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각오로 팀 전체를 보듬었다.

늘 선배들에게 챙김받던 어린 투수였지만, 이제 올해로 25세가 됐다. 벌써 풀타임 선발만 4년차다. 지난해에는 첫 두자릿수 승수(12승7패)를 올렸고, 군문제도 해결했다. 이제 꽃길만 앞둔 것 같았지만, 힘겨운 한달을 보냈다. 하지만 '국대에이스'다운 각오로 이겨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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