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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라가면 안되는 거였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하루 전 승리를 복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대상은 마무리 투수 정해영. 팀이 7-2로 리드하던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1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막으면서 팀의 5점차 승리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정해영을 올라가 이날 등판 결정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였다. 통상 3점차 이내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마무리 투수의 모습과 정해영의 이날 등판엔 차이가 있었다. 점수차엔 여유가 있었던 상황. 15~16일 광주 두산전에서 연투하면서 총 2⅓이닝을 던졌던 정해영이었다. 하지만 보다 확실한 승리를 만들기 위한 벤치의 판단, 감독의 선수 기용도 마냥 나무랄 수는 없는 법이다. 이 감독은 자신의 결단보다 정해영에 대한 미안함이 컸던 모양새다.

이 감독은 “황동하가 앞선 두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어제도 잘 던졌는데 또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면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어제는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컸는데, 정해영이 올라가면 안되는 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정)해영이에게 경기 후 찾아가 '던지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는데, 오히려 흔쾌히 받아주더라. 정말 고마웠다“며 “덕분에 팀 3연승 뿐만 아니라 황동하의 첫 승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해영 뿐만 아니라 어제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 모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서로 도울 땐 돕고, 힘들 땐 함께 이겨내야 한다. 이런 모습이 진짜 팀 아닌가 싶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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