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특정 상대팀, 특정 구장에서 유독 성적이 좋은 선수들이 있다. 그렇다면 SSG 랜더스 박성한은 '신흥 KIA 킬러'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박성한은 지난 주말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 3경기에서 무려 9안타를 쓸어담았다. 첫날부터 감이 좋았다. 10일 경기에서 5타수 4안타(2루타 2개 포함) 2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박성한은 더블헤더가 펼쳐진 12일에도 안타 5개를 추가로 때려냈다.

1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2루타 1개 포함)로 주춤(?)하더니, 2차전에서 보란듯이 4타수 4안타(2루타 2개 포함) 2볼넷 2타점 2득점까지 해냈다. 도루 1개는 덤이었다. 6타석 6출루. 100% 출루를 해낸 셈이다.

이숭용 감독은 2차전에서 박성한을 1번타자로 기용했다. 박성한이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것은 데뷔 이후 5번째, 2022년 10월 이후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유독 이번 시리즈에서 감이 좋은 박성한을 최상위 타순에 냈는데, 완벽히 적중한 셈이다. SSG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타선을 앞세워 10대6으로 승리했고, 주말 3연전 시리즈도 1위 KIA를 상대로 2승1패를 거두며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3일간 박성한의 개인 성적도 수직 상승했다. 광주 원정 직전까지 2할6푼7리,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박성한이다. 안타가 1개씩은 나오고는 있지만 11경기째 '멀티 히트'가 없던 상황이라 타율이 뚝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광주 원정을 마치고 나자 3할1리까지 회복했다.

박성한은 유독 KIA전, 광주 원정에서 강했다. 주전으로 본격적인 자리를 잡은 2021시즌부터 이어져온 기록이다. 2021시즌 KIA전 타율 3할5푼2리, 광주 구장 타율 4할7리를 기록했고, 2022시즌에도 KIA전 3할5푼, 광주 원정 3할5푼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역시 예외는 없었다. KIA전 3할2푼, 광주 원정 3할2푼1리로 시즌 타율(0.266)을 훨씬 웃도는 성적을 유독 KIA전에서 발휘했다.

이번 3연전 활약을 앞세워 올 시즌도 KIA전 상대 타율 4할5푼8리(24타수 11안타) 광주 구장 타율은 무려 6할9푼2리(13타수 9안타)를 기록하게 됐다. 2021시즌 이후 박성한의 KIA전 통산 타율도 3할5푼7리(168타수 60안타 3홈런) 광주 구장 통산 타율은 4할9리(88타수 36안타)에 달한다.

여수중-순천 효천고 출신인 박성한에게 KIA는 어린 시절 가장 친숙했던 팀이다. 하지만 유독 고향 연고지팀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기록이다. 제대로 천적을 만난 KIA 입장에서는 다음 SSG전에서 박성한을 상대하는 작전을 새로 짜야할지 모르겠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