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4 KBO리그가 개막해 26일까지 사흘째 경기를 치렀다. 총 14경기를 했는데 내년 정식 시행하기로 한 피치클락의 위반 사례가 무려 150회나 나왔다.

투수가 94번, 타자가 55번, 포수가 1번이었다.

피치클락의 주요 규정은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8초, 주자가 있을 땐 23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하고, 타자는 8초가 되기 전까지 타석에서 준비를 마쳐야 한다. 그리고 포수도 9초가 되기전까지 포수석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투수와 포수가 어길 땐 볼이 선언되고, 타자가 어길 땐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볼카운트 3B 상황에서 투수가 피치클락을 어기면 공을 던지지도 못하고 볼이 선언돼 볼넷을 허용하게 되고, 2S의 상황에서 타자가 8초가 남을 때까지 타석에 서지 않으면 스트라이크가 자동으로 선언돼 삼진을 당한다.

올시즌 시범 운영이라 경고만 주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기에 선수들은 되도록 지키려고 하면서도 자신의 플레이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피치클락을 어기기도 한다.

특히 투수의 경우 주자가 있을 때 피치클락을 어기는 경우가 많았다. 94번의 위반 중 무려 80번이 주자가 있을 때였다.

26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전에서도 피치클락 사례가 있었다. LG가 4번, 삼성이 3번의 위반을 했는데 신기하게 LG는 투수, 삼성은 타자만 피치클락을 어겼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가 세차례 위반을 했는데 5회초 첫 타자를 잡은 뒤 7번 김현준과 첫 타자인 류지혁을 상대할 때, 나머지 두번은 6회 위기에서 나왔다. 6회초 2사 2,3루서 4번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초구를 던질 때와 6번 류지혁에게 역전타를 허용하고 7번 김현준에게 초구를 던질 때 피치클락을 위반했다.

LG 이우찬도 7회초 무사 1,2루서 1번 김지찬의 번트 타구를 잡아 3루로 던져 아웃시킨 뒤 2번 김성윤에게 초구를 던질 때 피치클락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다. LG의 투수 위반 4번 중 3번이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위기 때 투수들이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다보니 시간을 더 쓰게 되는 것.

주자가 없을 때 위반은 14번 뿐이었다. 14경기서 14번 밖에 안나왔으니 1경기에 1번 정도만 나온 셈. 정식 시행이 된다면 거의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주자가 있을 때다. 위기 상황에서 시간 내에 마음을 추스리고 던질 공을 정해서 뿌려야 한다. 올시즌은 시범 운영이라 피치 클락을 위반해도 되니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을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그렇게만 할 수는 없다. 내년엔 정식 도입이 되기 때문에 내년에 고친다고 자신의 버릇이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

자칫 시범 운영이라고 넋놓고 있다가 내년에 피치클락 때문에 자신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도 1년의 시범 운영을 했기 때문에 피치클락 탓을 할 수 없다.

시범 운영하는 1년. 신경쓰지 말고 투구에만 집중하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안일함은 내년시즌 큰 화로 돌아올 수 있다.

한편, 26일까지 가장 많은 위반을 한 팀은 롯데 자이언츠로 35회 위반을 했고, SSG 랜더스가 30회, 한화 이글스가 21회, 두산 베어스가 17회, LG와 NC 다이노스가 11회,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7회, 키움 히어로즈가 6회를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가 5회로 가장 적은 위반을 기록.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