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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0대6의 패배.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패했다. 144경기 중 한번의 패배일 뿐. 하지만 24일은 좀 달랐다. 올시즌 LG가 당한 첫 영봉패였다. 이전까지 치른 27경기에선 단 한번도 무득점 경기는 없었다.

사실 이날도 이렇게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외국인 에이스인 케이시 켈리가 선발 등판하고 삼성은 4년차, 통산 5승뿐인 유망주 투수를 선발로 냈다. 선발 싸움에서 LG가 우위인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달랐다. 이승현의 최고 148㎞의 빠른 직구와 커터의 조합이 좌우 코너로 박히자 LG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볼넷을 6개나 얻어냈지만 삼진도 8개나 잡혔다. 5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동안 켈리는 김영웅에게 연타석 솔로포를 맞으며 0-3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6회초 투수가 김태훈으로 바뀌고서 김범석이 깨끗한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이제 LG 타선이 터지려나 했다.

아니었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LG의 안타였다.

6회말 삼성이 3점을 추가해 0-6으로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삼성으로 넘어가 버렸고, LG 방망이는 타오르지 못했다. LG는 7,8회엔 우완 이승현에게 막혔고 9회엔 김대우에게 안타를 치지 못했다.

결국 김범석의 안타 1개가 이날의 유일한 안타였다. 만약에 김범석마저 안타를 치지 못했다면 LG는 무안타로 삼성에게 팀 노히트 노런을 당할 뻔했다.

고졸 2년차 막내 타자가 팀타율 1위 팀이 당할뻔한 수모를 막아낸 것이다.

지난해 1라운드 7순위로 LG에 뽑히면서 대형 포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김범석은 염경엽 감독도 지난해 말부터 육성 시나리오를 짤 만큼 특별히 지켜봤다.

하지만 체중이 많이 불어난 것이 문제였고,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줄이는 것을 계획했지만 김범석이 캠프 전에 체중을 거의 빼지 않고 참가한 것이 문제가 됐다. 캠프 도중 내복사근 부상으로 중도귀국을 했고, 염 감독은 준비 부족을 질타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육성 계획은 계속 이어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1군에 올렸고, 포수 훈련을 받으면서 오른손 대타, 대수비로 출전하고, 왼손 선발이 나올 땐 선발 출전도 하며 경험을 쌓는 플랜을 가동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타격 재능이 폭발했다. 첫 타석에서 몸쪽 빠른 공에 안타를 치더니, 두번째 타석에선 대타로 나와 2타점 2루타를 쳤다. 첫 선발로 나선 21일 인천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선 역전 만루 홈런을 쳤고, 2차전에서는 3안타를 치며 엄청난 타격감을 보였다.

결국 염 감독은 타격감이 좋은 김범석을 당분간 상대 투수에 상관없이 계속 기용하기로 결정했고, 대구에 내려와서도 김범석은 선발로 출전했다.

23일 첫 타석에서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던 김범석은 24일엔 팀내 유일한 안타를 때려냈다.

24일 현재 7경기서 타율 4할2푼1리(19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 중. 매 경기마다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안타를 친다는 점이 김범석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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