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랜만에 속시원한 경기였다.“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6연패에서 탈출한 27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이렇게 돌아봤다.

한화는 이날 1회에만 4득점 빅이닝을 만들었고, 2회 추가점을 얻으면서 초반부터 앞서갔다. 그러나 두산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3회 3점, 4회 1점을 얻었고, 5회에도 김재환이 적시타를 만들면서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한화는 선발 펠릭스 산체스를 불러들이고 불펜을 가동, 위기를 넘긴 뒤 추가점을 얻으면서 결국 승리를 거뒀다.

산체스는 이날 4⅓이닝 5실점으로 승리를 챙기진 못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가운데 5실점을 한 것도 선발 역할을 모두 소화했다고 보긴 어려워 보이는 성적.

그러나 한화의 6연패 탈출엔 산체스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 게 최 감독의 생각이다. 최 감독은 “사실 산체스가 정상이 아닌 몸으로 던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1회초 투구를 마치고 견갑골(어깨 날갯죽지)에 결림 증세가 있었다“며 “본인이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 마사지를 받으며 등판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6연패 과정에서 선발진이 일찌감치 무너지고 불펜을 조기 가동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불펜 투수들의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산체스마저 1이닝 투구에 그쳐 '강제 불펜데이'로 갔더라면 초반 리드를 지키긴 쉽지 않았을 승부였다.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최대한 이닝을 끌어준 산체스의 역투는 6연패 탈출의 발판이 되기에 충분했다.

산체스가 다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진 않을 전망. 최 감독은 “투구 후에도 컨디션이 아주 나쁘진 않다고 한다. 일단 상태를 지켜봐야 하지만 다음 로테이션엔 정상적으로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