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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너무 좋습니다.“

KT 위즈에 '소형준급' 대형 신인이 탄생할 것 같은 느낌이다. 구위도 좋고, 경기 운영도 씩씩하고, 잘생겼고 말도 잘한다.

주인공은 육청명. 강릉고를 졸업하고 KT 2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150km 가까운 직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는데,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싸움닭이다. 변화구 위주가 아닌, 직구로 가운데만 보고 들어가는 시원시원한 피칭을 한다.

고영표의 부상, 5선발 부재 등으로 동기 원상현과 함께 빠르게 선발 기회를 얻은 육청명. 앞선 3번의 기회는 승리가 무산됐다. 잘 던지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기도 했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4번째 도전 만에 꿈에 그리던 감격의 프로 첫 승을 따내게 됐다.

육청명은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등판, 5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6대2 승리를 이끌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투수이기에 5이닝 67개 투구로 이날 임무를 마쳤지만, '쫄지 않고' 던지는 강인한 모습에 이강철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청명은 경기 후 꿈에 그리던 첫 승 소감을 묻자 “승리는 다 비슷비슷할 줄 알았는데, 정말 기분이 훨씬 더 좋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그동안 야구를 하며 기뻤던 순간들과 비교도 안될 것 같다.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첫 승에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는 '첫 승 공식 질문'을 던졌다. 예상한 답이 돌아왔다. 육청명은 “부모님이다. 직전 SSG 랜더스전 패전으로 끝났을 때도 위로를 많이 해주셨다. 심적으로 편안하게 해주신다. 첫 승 하자마자 부모님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첫 승으로 홀가분해진 마음, 앞으로의 목표는 뭘까. 육청명은 “지금은 KT 선발진이 자리가 비어있지만, 선배님들이 돌아오실 거다. 그 때까지 빈 자리가 안느껴지게 안정적으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에서는 최고 수준으로 활약했겠지만, 프로는 하늘과 땅 차이다. 육청명은 “타자들의 노림수, 타석에서의 느낌 등이 모두 다르다. 그래도 우리 포수 장성우 선배님이 워낙 경험이 많으시다. 그 리드대로 잘 따라가니 어려운 타자들도 잡을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육청명은 마지막으로 공격적인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그런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맞혀잡는 피칭 스타일에 대해서도 “선발은 삼진을 잡으려고 하면 안되는 포지션이다. 최대한 투구수를 절약해야 한다“고 말하며 신인답지 않은 자세를 보였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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