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5-14 23:03:04]
UFC 웰터급 최고의 테크니션 타격가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41·미국)은 자신만의 유니크한 파이팅 패턴을 통해 쟁쟁한 강호들을 제압한 바 있다. 톰슨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다. 그래플링 옵션이 거의 없으며 정통 무술에 기반을 둔 타격으로 승부를 본다. 어찌보면 현대 MMA에서 상당히 불리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슨은 많은 파이터들에게 가장 상대하기 싫은 까다로운 상대로 불렸다. 앞서 언급한데로 그라운드 공격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엄청난 맷집과 파워로 상대를 때려부수는 몬스터과도 아니다. 스탠딩 상태에서 상대의 공격을 기가막히게 흘리고 피해내면서 흐름을 잡아가는데 이런 과정이 반복해서 길게 이어지다보면 상대는 늪에 빠진 듯 허우적거리기 일쑤다.
무엇을 해도 말리는 쪽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갈 때 쯤에는 표정에서부터 한 수 아래임을 인정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로인해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타격 강의를 한다며 톰슨 교수님으로 불리기도 한다. 경기내내 상대의 공격을 흘리고 피하고 막아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무협소설속 고수가 펼치는 경공술이나 신법이 떠오를 정도다.
톰슨의 아웃파이팅은 거리와 타이밍 등에서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쉬지 않고 전후좌우 움직이면서도 타격한다. 일반적인 펀치와 킥공격은 물론 옆차기, 앞차기, 스피닝킥, 뒷차기, 엑스킥, 브라질리언킥 등 타격 패턴이 매우 다양하다. 수시로 스탠스까지 바꿔가며 플레이하는지라 빈틈을 노리기는 커녕 예측 반격 조차 쉽지 않다.
타격에 자신 있는 대다수 장신 타격가가 그렇듯, 톰슨 역시 거리를 두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즐긴다. 펀치와 킥으로 포인트를 쌓고 데미지를 안긴다. 초조해진 상대가 들어오는 순간 벼락같은 카운터가 터진다. 타격 전후 동작도 매우 뛰어나다. 짧은 펀치 후 상대가 반격하려는 찰나 달라 붙는 움직임 등을 통해 셋업 동작을 끊는가 하면, 거리가 가까워졌다 싶은 순간 밀어내며 카운터를 노린다.
클린치 싸움을 즐기는 유형은 아니지만 유효 적절하게 잘 활용한다. 원거리 파이팅만 의식하면 이같은 플레이에 가랑비에 옷 젖듯 말려들고 만다. 타격을 하면서도 스텝은 멈추지 않는다. 정타를 맞추고 사이드로 돌거나 사각으로 빠지면 상대는 순간적으로 톰슨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듯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거기에 더해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서 다양한 킥으로 끊어 차고 밀어 차며 리듬을 깬다. 가드를 굳히고 거리를 엿보자니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격이 신경 쓰이고, 적극적으로 쫓아다니면 어느새 페이스를 잃고 허우적거리기 일쑤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경기내내 이같은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것이다. 톰슨의 이 같은 패턴에 흐름을 잃고 이른바 멘탈 붕괴가 온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
NBA에도 닮은 듯 다른 선수가 있다. 덴버 너게츠의 주전센터 니콜라 요키치(29‧211cm)다. 국내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요키치의 플레이 스타일을 가리켜 ‘아재농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NBA 기준으로 기동성, 점프력, 순발력 등 어느것 하나 특출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큰 체격과 파워는 좋은 편이지만 역대 덩치 큰 센터 중에는 그런 타입은 넘쳐났다.
‘공룡 센터’로 불렸던 샤킬 오닐이 언터처블같은 존재감을 뽐냈던 배경에는 거대한 덩치에 더해 운동능력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과거 시카고 불스 왕조의 백인 센터 룩 롱리처럼 그냥 크고 힘만 센 경우 정해진 역할 그 이상은 힘들다. 특히 최근같이 공간을 넓게 쓰는 트랜드에서는 장점보다 약점이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키치는 현 리그에서 가장 막기 힘든 센터로 평가받는다. 누구보다도 기본기가 탄탄하고 거기에 더해 BQ와 전술이해도가 최상급 수준인지라 취약한 운동능력을 감추고도 남는다. 마치 동네 길거리 농구장에서 배나오고 후덕한 체구의 별것 없어보이는 중년 아저씨가 설렁설렁 플레이하면서도 날렵하고 패기넘치는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수 가르쳐주듯 기술과 타이밍의 미학으로 승부를 지배한다.
요키치의 최대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역대 어떤 전설적인 센터를 소환해와도 공격옵션에 있어서만큼은 요키치를 따라잡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센터가 갖춰야할 포스트업, 리바운드, 스크린 플레이에 더해 슛, 돌파, 패싱게임 등 못하는게 없다. 그렇다보니 부진하다해도 늘 기본이상의 활약은 보장한다.
스코어러 타입은 그날 야투 감각이 좋지못하면, 퓨어 포인트가드는 패스가 원하는데로 안들어가면 팀 공헌도가 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계가 아닌 이상 늘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격차가 적은 플레이어를 사람들은 특급이라 부른다. 요키치는 큰 체구와 다르게 손끝 감각이 아주 좋다. 거리와 위치를 따지지않고 높은 확률로 슛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다.
빠르지는 않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타이밍을 빼앗아가면서 슛을 던지는지라 외려 안정적이다. 큰 체격으로 밀고들어가 골밑에서 쉽게쉽게 득점을 올리기도 한다. 물론 운동능력의 한계상 본인만큼 크고 파워풀한데다 빠르고 높은 선수가 막아서게되면 고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키치는 대응책이 있다.
패싱게임으로 공격모드를 재부팅해버리면 된다. 코트 전체를 넓게 보고 동료는 물론 상대팀의 움직임까지 읽어가며 뿌리는 패스는 센터 최고를 넘어 매직 존슨, 제이슨 키드 등 역대급 포인트가드들과 비교될 정도다. 그렇다고 헤비볼핸들러 성향의 선수도 아니다.
볼터치를 짧게하면서 플레이를 펼치는지라 요키치가 리딩을 하면 전 선수가 활발하게 움직임을 가져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요키치를 상대하기 어려운게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개인기도 출중한 선수가 패싱능력은 역대 최고를 다투고 거기에 볼소유 욕심도 적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막아야할지 감이 안잡힌다.
이른바 신경전도 잘 안통한다. 투쟁심이 강한 선수같은 경우 자신의 특기가 막히면 독기를 품고 계속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요키치는 신경쓰지않고 다른 쪽으로 자연스럽게 경기를 풀어버린다. 상대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뭘해도 안되는지라 어느새 요키치의 늪으로 빠져버리기 일쑤다.
현재 요키치의 덴버는 서부 컨퍼런스 2라운드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1, 2차전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3, 4차전을 승리로 이끌며 시리즈 향방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강호끼리의 승부인지라 선뜻 승패를 장담하기 힘들다. 덴버도 강하지만 미네소타 늑대들 역시 사납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덴버 팬들은 요키치의 늪 농구가 늑대들을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곳으로 끌고들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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