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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두목 호랑이’ 이승현(32, 197cm)이 ‘아빠 호랑이’가 됐다.

이승현의 아내는 8일 낮 12시 9분 딸을 순산했다. 지난해 5월 20일 결혼 후 약 1년 만에 얻은 첫 아이였다. 부산 KCC는 앞서 5일 수원 KT와의 챔피언결정전을 4승 1패로 마치며 우승을 차지했고, 이승현은 덕분에 아내의 곁을 지킬 수 있었다.

이승현은 “너무 기분 좋은데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피를 물려받은 아이가 태어나 정말 행복하다. 아버지에게 손주를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버지와 어머니, 장인어른, 장모님 모두 너무 좋아하셔서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이승현은 이어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책임감이 더 커졌었다. 이후 만삭이 되고 출산하는 과정까지 거치니 커졌다고 생각했던 책임감이 배가됐다. 원래 휴가 때는 친구들이나 아내와 여행을 다녔는데, 지금은 딸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산후조리원 나와서 집으로 가면 힘들 거라고 하는데 지금 기분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육아가 시작된 건 아니지만, 아기 얼굴만 봐도 고민이 싹 사라진다”라며 웃었다.

2023-2024시즌은 해피엔딩이었지만, 이승현으로선 데뷔 후 가장 깊은 슬럼프를 거친 시즌이기도 했다. 54경기 모두 출전했으나 출전시간과 득점(평균 24분 1초 7.2점)은 데뷔 후 가장 낮았다. 출전시간이 10분 미만에 그쳤던 경기도 3차례 있었다.

이승현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 힘들었지만, 아내는 나에게 힘들다는 말을 단 한 번도 안 했다. 잘 때도 그렇고 여러모로 불편했을 텐데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출산 과정을 보니 아내가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느껴졌다. 우승한 후에야 내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서 차마 말하지 못했다고 하더라. 내가 더 잘해주고 가정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승현은 두 가지 희소식을 안고 부산으로 향한다. KCC는 오는 15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부산 팬들을 초청,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념 팬 미팅을 개최한다. 적지인 수원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던 이승현은 부산에서 우승, 득녀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한다.

이승현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부산 팬들이 많이 찾아주셨고, 경기하는 내내 큰 힘이 됐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뛴 원동력이었다. 부산 팬들 역시 우승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우승 현장에 없었던 부산 팬들을 위해 선수들이 최대한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이승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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