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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좌익수 방면 깊숙한 안타에 2루를 노렸던 LG 김범석이 SSG 에레디아의 정확한 송구에 태그아웃 판정을 받은 후 아웃이 아니라는 격한 제스쳐와 함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에레디아의 송구를 넘겨받아 태그를 했던 최경모는 승부욕 넘치는 김범석의 간절한 몸짓에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LG의 경기, SSG는 1회초 에레디아의 3점포에 이어 5회초 최정의 2타점 2루타로 5대0으로 앞서갔다. 1회말 곧바로 1점을 추격한 LG는 5회말 공격에서 오원석을 공략해 4점을 따라갔고 5대5 동점을 만들었다.

5대5로 맞선 6회말 무사 1루 찬스에 김범석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범석은 바뀐 투수 이로운의 2구째 몸쪽 147㎞ 직구를 끌어당겨 좌익수 라인 선상으로 흐르는 깊숙한 안타를 때려냈다.

김범석은 깊숙한 코스로 흐르는 타구에 속도를 올려 1루를 돌아 2루로 향했다. 정수성 1루 코치의 멈추라는 지시가 있었으나 거침없이 2루로 향한 김범석은 베이스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에레디아의 강한 송구가 이어졌고 최경모가 공을 담은 글러브를 갖다댐과 동시에 김범석의 슬라이딩이 이어졌다. 글러브의 위치를 파악한 김범석은 순간적으로 베이스를 짚으려던 왼손으로 글러브를 피했고 오른손으로 2루 베이스를 터치했다.

2루심이 태그아웃을 선언하자 김범석은 펄쩍 뛰며 항변했고 더그아웃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승부욕 넘치는 김범석의 모습에 최경모는 감탄하듯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의 엉덩이를 툭하고 건드렸다.

판정 번복을 기대했던 김범석, 그러나 비디오 판독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광판에 나타난 화면에는 김범석의 유니폼이 최경모의 글러브 끝에 스치는 장면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한번의 실패를 맛 본 김범석, 그의 전력 질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범석이 7대5로 앞선 7회말 타석에 나섰다. 이번엔 2사 만루 찬스였다.

김범석은 서진용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투수 앞으로 향하는 강습 타구를 때려냈다. 이 타구는 서진용을 맞고 굴절돼 유격수 정면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유격수 박성한이 김범석을 잡기 위해 1루로 강한 송구를 뿌렸으나 전력 질주한 김범석이 세이프 되면서 8대5를 만드는 쐐기 타점이 됐다. 김범석의 멈출 줄 모르는 질주 본능이 LG에 승리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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