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5-15 17:00:00]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T 위즈의 선발 로테이션이 사실상 붕괴됐다. 거듭된 부상에 '강철매직'이 발휘되기도 난감하다.
KT는 15일 '예비 FA' 선발 엄상백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대신 김영현을 올렸다.
이날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엄상백은 휴식 차원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어깨에 무거운 느낌이 든다'고 한다.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엄상백의 빈 자리는 주권이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통증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엄상백은 로테이션을 한차례 거른 뒤 오는 5월 25일에 1군에 복귀,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엄상백은 올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시즌전부터 “6월이면 소형준이 온다. 소형준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며 손꼽아 여름을 기다리던 이강철 감독이다. 하지만 소형준이 오기도 전에 윌리엄 쿠에바스 한명만 남고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무너졌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이탈이 시작이었다. 고영표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무려 4이닝 9실점이라는 생애 최악의 투구에 직면했다.
잠시의 아픔인듯 했다. 다음 경기였던 4월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평소처럼 멀쩡하게 잘 던졌다. 하지만 사흘 뒤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미세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아 결국 빠졌다.
3주 재활 소견을 받았다. 당초 시범경기가 열리던 3월 중순부터 가벼운 팔꿈치 통증이 있었다고. 결국 검진 결과 근육 손상이 발견됐다.
고영표가 회복과 재활을 거쳐 5월중 복귀를 준비중인 상황에서 외인 투수 웨스 벤자민마저 빠졌다. 역시 출발이 좋지 않았다. 3월 31일 한화전 3이닝 11실점의 기록적인 난타를 당했다.
하지만 4월부터 급격하게 페이스가 올라왔다. 4월 6일 LG 트윈스전부터 24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4경기 28이닝 3승 평균자책점 0.96의 완벽한 투구를 잇따라 펼쳤다. 특히 2경기 연속 8이닝 투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역시 반격의 KT'라는 찬사가 쏟아졌고, 그 중심에 벤자민이 있었다. 4월 3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6⅓이닝 4실점으로 역투했다.
하지만 거듭된 우천 취소로 등판이 거듭 밀린 벤자민은 5월 12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한 뒤 팔꿈치 불편함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정밀검진 결과 팔꿈치에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벤자민은 KT 코치진에 휴식을 청했다.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은 고질적인 어깨 신경 통증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꿈치에 작은 뼛조각이 있는데, 수술까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공을 던질 때 타점이 올라가면 신경이 닿아 통증이 생기는 상황. KT 구단 트레이닝파트에선 '약물 치료를 진행하면 1주일 뒤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이강철 감독은 “3주 뒤에 잘 던져주면 고맙겠다“며 복잡한 속내를 전했다.
벤자민은 우선 1주일간 휴식을 취하고, 천천히 몸을 만들어 다시 1군에 복귀할 예정. KT 구단 관계자는 1군 등판 기준으로 '3주 뒤'라고 설명했다. 다만 퓨처스 등판 일정 등은 현재로선 미정이다.
KT와 벤자민은 올해로 3년째, 적지 않은 상호 신뢰 관계가 맺어져있다. 성실하고 팀을 위한 희생도 거침없는 선수다. 다만 2022년 대체선수로 KT에 합류해 17경기 96⅔이닝을 던진 벤자민은 지난해 29경기 160이닝을 소화하며 15승6패를 기록했다. 벤자민의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시즌이다.
이제 지난해 기준 KT의 선발진 중 남은 선수는 쿠에바스 한명이다. 올시즌 기준으론 신인 5선발 원상현까지 2명이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를 비롯해 원상현, 또다른 신인 선발 육청명, 베테랑 주권, 그리고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아온 성재헌까지 5명으로 당분간 선발진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강철 감독은 “한창 상승세 분위기인데 부상자들이 나왔다“며 속상한 심정을 토로했다. “현재로선 있는 선수들을 활용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전날 기준 18승24패1무(승률 4할2푼9리)로 7위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공동 56위 LG-SSG와의 경기 차이는 무려 5경기 차이. 시즌초 1~6위와 7~10위간의 차이가 제법 벌어져있다. KT로선 고영표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게 관건이다. 신인 선발 원상현-육청명 등 젊은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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