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NC, SSG가 이렇게 동반 추락할지 누가 예상이나 했겠나.

지난 15일 기준, 6위 SSG 랜더스와 7위 KT 위즈의 승차는 무려 5경기였다. 40경기 정도를 치른 시점이었기에, 5경기는 정말 큰 차이였다.

그리고 그렇게 6강과 4약 판도가 굳어질 것처럼 보였다. 이유가 있었다. 먼저 상위 6개팀 전력이 탄탄했다. 크게 무너질 팀이 보이지 않았다. 반대로 4약쪽에 들어간 KT,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는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그리고 무너져버린 팀 밸런스 등으로 쉽게 치고 올라오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정말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라는 게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걸 각 팀들이 보여주고 있다.

먼저 두산 베어스가 이승엽 감독의 '독한야구'로 9연승, 5연승을 질주하더니 7위에서 이제는 선두 싸움에 가세했다. LG 트윈스도 최근 4연승으로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저력을 보였다.

이 두 팀이 올라갈 수 있었던 건, 거기에 있던 팀들이 자리를 내줬다는 의미. NC의 추락이 충격적이다. 개막 후 가장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를 자랑한 NC. 긴 연승은 아니어도, 긴 연패가 없을 팀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중요했던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1위 결정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하자 팀이 급속도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잘 버텨주던 선발 카스타노와 이재학이 피로 증상 등으로 로테이션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KIA 3연전 스윕패 후, 2연승으로 반등하나 했지만 이후 속절없는 4연패. 1위 눈앞이던 팀 순위는 5위까지 떨어졌다.

SSG도 마찬가지다. 6연패 늪에 빠졌다. 이와중에 엘리아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고, 에이스 김광현은 7경기째 승리가 없다. 3패 뿐이다. 잘 던지면 타선이 안터진다. 나머지 토종 선발진이 약한 상황에 두 투수가 흐름을 끊어주지 못하니, 연패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타자들이라도 터져야 하는데, 주포 최정이 최근 부상 등 컨디션 난조에 하위 타선이 도무지 터질 생각을 안한다.

NC 5위, SSG 6위. 두 팀의 승차는 2경기다. 문제는 하위팀들이 다 따라왔다. KT와 롯데가 힘을 내고 있다. 이제 SSG와 KT의 승차는 단 2경기다. 추격 사정권이다. 충격의 감독 교체를 결정한 한화의 분위기도 어떻게 바뀔지 봐야 한다.

이렇게 중위권 싸움까지 치열해지만, 현장 선수단과 프런트는 죽을 맛이겠지만 지켜보는 팬들은 그야말로 '꿀잼'이다. 상위권이든, 하위권이든 순위가 일찍 굳어버리면 흥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롯데가 힘 내줘서 KIA가 못 도망갔다“고 반겼다. 롯데는 지난 주중 선두 KIA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자신들이 KIA를 역전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순위 간격이 촘촘해져야 리그 흥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