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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웃었다가, 울었다가.

야구에서 경기 흐름을 가장 강력히 바꿀 수 있는 건 홈런이다. 한방에 최대 4점이 날 수 있으니, 홈런만큼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건 없다.

그런데 중요한 수비 하나는 경기 결과를 바꿔버리니 중요하다. 특히 누가 봐도 홈런이나 안타인 타구를 외야수가 걷어내버리는 '슈퍼캐치'는 홈런보다 더 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낸다.

NC 다이노스는 하루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4-3 1점 리드 상황 9회말 2사 1루 상황서 상대 김태연이 좌중간 큰 타구를 쳤다. 이걸 권희동이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 캐치를 해 펜스 앞에서 잡아냈다. 권희동이 놓쳤다면 펜스를 맞고 튀어나와 99.9% 1루 주자가 홈에 들어올 장면이었다. 정말 '슈퍼캐치'라는 말 외에 표현이 안됐다. 이 권희동의 플레이 하나로 NC는 2연승을 거뒀고, 한화는 눈물 바다가 됐다. 결과론적이고, 가정일 수 있지만 한화가 이 경기 동점, 역전을 만들었다면 17일 대구 원정을 떠날 때 한결 더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한화는 연패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17일 삼성 라이온즈전도 패하고 말았다.

그렇게 한화에 아픔을 안긴 NC. 하루만에 자신들이 울었다. NC는 17일 KIA 타이거즈와 중요한 3연전 첫 경기를 치렀다. 2위 NC는 선두 KIA를 1경기 차이로 추격중이었다. 3연전 결과에 따라 1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경기가 너무나 중요했다.

NC로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내용. 상대는 선발 자리가 구멍이라 '불펜데이'였는데, 경기는 의외의 접전 양상으로 흘렀다. 심지어 7회와 9회 2점씩을 주는 치명타로 4-7로 밀린 채 9회를 맞이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KIA는 마무리 정해영의 연투 여파로 세이브 상황임에도 9회 전상현이 올라왔다. 선두가 박건우, 타순이 좋았기에 박건우만 살아나가면 충분히 동점 내지 역전을 노려볼만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박건우가 스윙을 하다 허리를 부여잡았다. 타석을 소화하던 도중 교체가 됐다는 건 상태가 심각하다는 의미. NC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NC는 급하게 오영수를 대타로 내세웠다. 이런 상황에 오영수가 반전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NC는 오히려 더 힘을 내볼 수도 있었다.

오영수가 전상현의 공을 제대로 밀어쳤다. 홈런도 기대할만한 비거리. 펜스 직격도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KIA 외야수 이우성이 포기하지 않고 공을 따라가 기가막힌 점프 캐치를 해냈다. 불과 하루 전, 비슷한 시간 권희동이 보여준 수비와 거의 비슷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한화가 했던 것 처럼, NC도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이우성의 멋진 수비 장면만 확인하는 일이었다. 이우성은 이날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도중 좌익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는데, 당황하지 않고 멋진 플레이로 팀을 살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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