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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원주/최창환 기자] “베테랑이자 레전드다. 1대1로 막는 건 쉽지 않지만, 우리는 전쟁을 하러 왔다.” 치열한 몸싸움 끝에 골밑을 사수한 김종규(33, 207cm)의 포부였다.

김종규는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 교체멤버로 출전, 30분 36초를 소화하며 14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DB는 디드릭 로슨(32점 3점슛 5개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의 화력을 더해 80-71로 승리했다.

김종규는 경기 종료 후 “1차전에서는 정규리그에서 나왔던 경기력, 에너지레벨을 못 보여줬다. 감독님이 다른 얘기 안 하셨다. 약속한 거, 에너지레벨 보여주자고 하셨다. 무엇보다 간절함을 갖고 임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종규는 1차전에서 21분 35초 동안 2점 야투율 25%(1/4) 3리바운드에 그쳤지만, 2차전에서는 야투율이 75%(6/8)에 달했다. 경기 초반부터 포스트업, 중거리슛 등 득점을 만들 때마다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종규는 “1차전은 살짝 무겁게 임했다. 선수들에게 진지하게 임하자고 했는데, 끝난 후 ‘그냥 하던 대로 해야겠다’ 싶었다(웃음). 후회 없이 뛰고 나오자는 마음가짐이었다. 어떻게든 (라)건아 형과 몸싸움하며 파울아웃 되더라도, 어디가 부러지더라도 건아 형과 같이 나가야겠다는 생각했다. 득점을 많이 내주긴 했지만, 그래도 1차전과 다른 에너지레벨을 보여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몸싸움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게 신경전이다. 매 경기의 중요성이 남다른 플레이오프라면 두 말할 나위없다. 실제 라건아는 2쿼터에 골밑득점을 성공한 후 김종규를 향해 욕설을 내뱉어 테크니컬파울을 받기도 했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지만, 골밑은 전쟁터였기 때문이다.

김종규 역시 “건아 형은 베테랑이자 레전드다. 1대1로 막는 건 쉽지 않지만, 우리는 전쟁을 하러 왔다. 다른 마음가짐도, 대충 뛸 생각도 없다. 부산에서는 더 전투적인 마인드로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DB는 1승 1패를 기록한 상태에서 적지인 부산으로 향한다. 4강 2차전이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되지 않기 위해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거나, 4강이 5차전까지 이어져야 한다.

“챔피언결정전은 아직 생각할 여력이 없다. 3차전부터 준비해야 하고 무조건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게 플레이오프”라고 운을 뗀 김종규는 “1차전만큼 3차전도 중요한 상황이 됐다. 원주에서 다시 KCC와 붙게 된다 해도 일단 3차전을 잡아야 한다.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고, 원주 팬들도 많이 와주실 거라 생각한다. KCC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좋지만 우리도 그에 못지않다. 정규리그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을 갖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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