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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수원/조영두 기자] 3-2 드롭존은 단 1분 30초 만에 끝났지만 전창진 감독은 큰 만족감을 표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비교했을 때 수원 KT에서 가장 다른 플레이를 보여준 건 2옵션 외국선수 마이클 에릭이었다. 정규리그 50경기에서 평균 8분 38초 출전 4.6점 3.5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9경기 평균 10분 1초를 뛰며 5.9점 4.7리바운드로 더 나은 활약을 펼쳤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수비에서의 존재감이 뛰어났다.

KT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부산 KCC는 에릭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전창진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3-2 드롭존이었다. 송교창 또는 최준용을 탑에 세우는 3-2 드롭존을 구상했다.

전창진 감독은 27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에릭이 나왔을 때는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드롭존을 서보려고 한다. 배스가 나오면 다시 맨투맨으로 바꾼다. 2쿼터에 드롭존을 해보고 안 되면 바로 바꿀 계획이다. 연습은 제대로 안 했고, 맥만 짚었다. 사실 지역방어는 길목을 잘 알아야 한다. 한번도 안 해봤는데 과감하게 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KT는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에릭을 투입했고, KCC는 3-2 드롭존을 펼쳤다. 탑에 송교창이 위치했고, 윙은 정창영과 이근휘과 배치됐다. 뒷선은 알리제 드숀 존슨과 이승현이었다. 1쿼터를 23-24로 뒤진 KCC는 존슨과 이승현이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수비에서는 KT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그러자 KT는 단 1분 30초 만에 에릭을 대신해 패리스 배스를 투입했다. KCC도 곧바로 수비를 맨투맨으로 다시 변경했다. 이후 더 이상 3-2 드롭존은 나오지 않았다. KCC는 3쿼터를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4쿼터 가비지 타임에 에릭이 나왔지만 이미 승부가 결정된 상황이었기에 3-2 드롭즌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최종 스코어는 90-73, KCC의 완승이었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3-2 드롭존에 대해 “100% 만족한다. 바로 배스가 나왔기 때문이다. 배스의 체력을 소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것들이 3, 4쿼터에 연결됐다. 배스는 좋은 스코어러지만 체력을 많이 쓰는 선수다. 휴식을 주기 위해 에릭을 넣었는데 수비 적응을 못하니까 다시 배스가 나왔다. 배스가 나왔을 때 지역방어를 서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배스의 체력을 많이 소모할 수 있게 한 부분들이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날 배스는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뽐내며 전만에만 20점을 올렸다. 그러나 후반에는 9점이 그쳤다. 에릭이 쉴 시간을 벌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전창진 감독의 계산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KCC는 남은 시리즈에서도 에릭이 나와면 3-2 드롭존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2차전에서 해법을 들고 나올지 아니면 또 한번 KCC의 계산대로 흘러갈지 챔피언결정전을 지켜보는 한 가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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