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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김택연이 KBO리그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김택연은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5-5 동점인 2회말 2사후 선발 최준호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닌 2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했다. 김택연은 3회말 실점하면서 패전 위기에 몰렸으나, 4회 4득점, 5회 6득점으로 잇달아 빅이닝을 만든 타선 도움 속에 승리 투수가 됐다.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프로 데뷔 11경기 만에 감격의 승리를 안았다.

데뷔승을 거두는 투수들에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공이 승리 기념구가 된다. 각 팀이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동료들이 공을 챙기거나, 상대팀이 해당 투수의 팀 더그아웃에 공을 건네주는 게 관례.

그런데 김택연은 하마터면 데뷔승 기념구를 갖지 못할 뻔 했다.

상황은 이랬다. 17-8로 앞선 9회말 2사후 뜬공을 잡아내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린 두산 우익수 헨리 라모스. 그는 경기 종료가 확인되자 관중석 쪽으로 팬 서비스 차 공을 던졌다. 미국 생활을 오래하며 팬 서비스에 익숙한 라모스였기에 할 수 있는 행동. 길어진 경기 시간 탓에 김택연의 첫승을 미리 인지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경기 종료 직후 하이파이브에 나선 두산 마지막 투수 홍건희가 라모스에게 '공을 달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이미 공은 라모스의 손을 떠나 외야 관중으로 향한 상태.

모두가 당황한 가운데 이영하가 벤치를 박차고 나왔다. 다행히 라모스가 던진 공은 외야 펜스에 맞아 관중석으로 향하진 않았다. 이영하는 라모스가 던진 공을 주운 뒤, 새 공인구를 외야 관중에게 던지며 팬 서비스를 마무리 했다. 자칫 잃을 수도 있었던 데뷔승 기념구를 전달 받은 김택연은 함박웃음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김택연은 “오늘 첫 승을 기록할 줄은 몰랐다. 타자 선배님들이 득점 지원으로 패전을 지워주셨다고만 생각했는데, 투수 선배님들이 이대로 끝나면 승리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우리 팀을 믿었기에 편하게 경기를 보며 응원만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직도 얼떨떨하다. 특히 주말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는 날 승리를 하게 돼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모든 분들께 감사하지만 특히 첫 승 기념구를 챙겨주신 (이)영하 형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나부터 발 벗고 나서겠다“고 미소지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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