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심장은 때로 사람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새 가슴'도 있고 '사자같은 심장'을 지닌 이들도 있다. 타고난 '강심장'은 부러움의 대상이 될 때가 많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미래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를 두고 타고난 천재라고들 한다.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는 한국 야구사에 획을 그은 레전드다.'야구 DNA'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이정후는 프로 3년동안 기대치를 극대화 시켰다. 향후 한국야구의 각종기록을 갈아치울 재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연일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이정후를 3번에 위치시킨 이유는 분명하다. 대표팀에서도 가장 잘 치는 타자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대단한 선배들이 가득한 대표팀이지만 이정후의 표정은 밝다. 그 비결로 이정후는 평정심을 꼽았다. 이정후는 지난 11일 미국전에 앞서 “이상하게 긴장이 안된다. 큰 경기이고 중요한 경기임을 모를 리 없지만 이상하게 긴장이 안된다. 혼자서 '이렇게 긴장이 안되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세상 물정을 몰라서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일 지도 모르지만 한국시리즈 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시즌때 긴장이 되고 막상 긴장해야하는 큰 경기에서는 나도 모르게 긴장이 안되고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그래서 오히려 컨디션 유지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적절한 긴장은 집중력을 높여주지만 보통은 과도한 긴장이 큰 무대를 망치는 주범이다. 평소에는 잘 하다가도 정작 큰경기에서는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것은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 선수에겐 큰 마이너스다.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 이정후는 미국전에서도 적시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2루타 2개)를 때려냈다. 이번 대회 타율은 5할3푼8리(13타수 7안타)에 이른다. 2루타가 5개나 된다.

이정후는 꼼꼼한 성격이지만 내성적이지 않다. 11일에는 2년만에 찾은 도쿄돔의 펜스 상태를 점검했다. 이정후는 “쿠션이 좋아졌다“며 좀더 적극적인 외야수비를 다짐했다. 12일 대만을 만나는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 외야 펜스에 대해선 “철망 때문에 공이 맞고 수직으로 뚝 떨어진다. 유념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에게 이번 대회 최대 목표는 일본을 뛰어 넘는 것이다. 이정후는 “일본을 이겨본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이후 청소년 대표, 2년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도 졌다.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부친인 이종범 코치는 2006년 WBC에서 일본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려낸 바 있다. 이정후는 “내게도 그런 기회가 온다면 좋겠다. 꼭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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