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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가장 행복했던 6주,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어깨수술이 결정되며 시즌을 아쉽게 접게 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절규했다.

팀 관계자나 팬들도 충격을 받았지만 아쉬움이 가장 큰 당사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이정후의 왼쪽 어깨 부상 상황에 대해 공식 발표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어깨, 팔꿈치 전문 의사 닐 엘라트라체 박사 검진 결과 수술이 결정됐다. 최소 6개월. 올시즌 복귀는 힘들게 됐다.

구단은 “이정후는 엘라트라체 박사와의 만남 결과, 수술을 추천 받았다. 2주 안에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2024 시즌 복귀는 없다“며 시즌 종료를 알렸다. 2025년 스프링트레이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각) 현지매체들과 인터뷰를 했다. 부상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펜스에 부딪혔을 때, 어깨가 탈구되었다는 걸 알았다“는 그는 “이렇게 루키 시즌을 끝낼 줄은 몰랐다. 내 야구 인생에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럴 만도 했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첫 시즌. 넘치는 의욕으로 적응에 힘썼다.

몸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낯 선 그라운드에 열정을 쏟아냈다. 수비 때 펜스를 두려워 하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펼쳤다.

첫 원정이었던 다저스타디움에서 펜스를 뚫고 나갈 뻔한 플레이를 한 뒤 “난 괜찮다. 펜스가 (부서질까) 걱정될 뿐“이란 농담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는 다이빙 캐치를 했고, 필라델피아에서는 깊은 플라이 볼을 쫓아가 백핸드 플레이를 펼쳤다. 열정의 끝은 아쉽게도 시즌 아웃이었다.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항상 100%를 쏟아부었다“고 말한 이정후는 동료 메이저리거 김하성의 열정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언급했다. “공이 떠오르면 내 몸이 반응한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야구를 중시하지만, 이번에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밥 멜빈 감독 등 코칭스태프 역시 부상을 부른 이정후의 열정을 칭찬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후가펜스에 부딪힌 날 외야까지 뛰어나가 이정후의 모자와 글러브를 직접 챙겨 들어온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부재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빈 자리에 유망주 루이스 마토스(22)를 기용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 1회초 만루에서 우중간 홈런성 타구를 점프 캐치하려다 왼쪽 어깨를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대로 쓰러진 이정후는 트레이너의 부축 속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다음 날인 14일 멜빈 감독은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열흘 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하지만 15일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14일 MRI 정밀 검진 결과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됐다'고 발표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17일 LA로 이동해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난 이정후는 결국 수술 권고를 받고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아쉽게 접게 됐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46억원)에 계약한 이정후는 37경기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OPS 0.641의 기록을 남긴 채 아쉬운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번 시즌에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이정후는 “다음 시즌을 위해 기억을 마음에 간직할 것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야구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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