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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형 나한테 이럴거야?'

승부를 넘어 친구나 다름 없는 베테랑들의 만남, 최형우의 등장을 웃으며 반겼던 양의지가 생각지도 못한 고통을 안긴 그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1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KIA가 5대4로 앞선 6회말 2사 1루 상황에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한점차 박빙의 승부였음에도 최형우를 맞이하는 양의지의 얼굴엔 반가움이 묻어났다. 83년생인 최형우가 4살 많은 선배이지만 워낙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반가움은 잠시였다. 최형우가 이영하의 공을 커트 하는 순간 양의지가 고통에 휩싸인채 쓰러지고 말았다. 최형우의 파울타구가 양의지의 보호대가 없는 허벅지를 강타한 것이었다. 고통을 참아내며 금새 웃음을 지을 것만 같았던 양의지였으나 충격이 심한듯 했다. 양의지는 공에 맞은 후 곧바로 일어서 고통을 이겨내는 듯 했으나 또다시 쓰러지며 아파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최형우도 미안했는지 안절부절 못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던 양의지가 어느새 고통을 훌훌 털어버리고 특유의 투명스런 표정으로 최형우에게 불만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양의지는 최형우의 허벅지를 주먹으로 가격하며 공에 맞은 부위를 설명했다.

최형우는 이영하의 5구째 공을 타격했으나 1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로 아웃되고 말았다. 총알 같은 타구가 양석환의 미트에 빨려들어가 1루로 달려나갈새도 없었다. 상황이 종료된 후 양의지와 눈이 마주친 최형우는 미안한듯 머쓱한 웃음을 지었고 양의지는 야속한 최형우의 목덜미를 움켜쥐고는 애교 섞인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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